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오늘

송정희2019.12.19 08:12조회 수 9댓글 0

    • 글자 크기

오늘

 

겨울은 겨울이다

홈통에 고였던 빗물이 꽁꽁 얼었다

오늘은 둘째 지은이 생일

어제 밤늦게 미역국과 계란찜을 만들어 아이들 식탁에 놓아주고

생일 파티는 일요일 오후에 할 계획이다

먼 나무숲이 황량한 아침

잔뜩 따듯하게 챙겨입고 요가 하러갈 준비를 한다

지대가 높은 나의 집에선 조금 낮은 지대에 있는 집들의 지붕위로

벽난로에서 나오는 연기가 몽글몽글 보인다

어릴적 외갓집 아궁이에 불 때던 때가 그립다

외할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불쏘시개로 장난을 치며 손을 까맣게

그을렸던 시절

해소천식을 심하게 앓던 외할아버지 때문에 몇년을 화전민촌에서 사셨던

나의 외조부모님

그때의 추억은 내게 보물상자다

여름과 겨울방학을 그곳에서 보내며 난 평생에 누릴 상상의 날개를

다 펼친듯하다

겨울밤 화로에서 끓던 청국장과 군고구마

천장에선 쥐들이 달리기를 하고 난 그 소리에 잠을 설치고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나의 외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정희예요

많이 이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잘 지내시죠

전 오늘도 정직하고 부지런히 살아볼께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96 영어 귀머거리 2020.02.12 29
995 부러우면 지는거다 2020.02.10 29
994 첫눈 2020.02.07 29
993 뚝배기잔에 마시는 커피1 2019.05.03 29
992 2019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1.14 29
991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29
990 레몬씨앗(2) 2017.03.31 29
989 간밤의 꿈 2020.03.09 28
988 2월을 보내며 2020.03.02 28
987 아침인사 2020.02.29 28
986 기복희선생님의 시낭송회1 2019.09.23 28
985 낯 혼술1 2019.03.21 28
984 2월 월례회를 마치고1 2018.02.19 28
983 지난 두달2 2017.10.16 28
982 달님 2017.06.10 28
981 또 오늘1 2017.05.09 28
980 530 2017.04.11 28
979 부정맥 (9) 2016.10.20 28
978 꿈에 2020.03.13 27
977 십년뒤에도1 2020.02.02 27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