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리고 오늘
고즈넉한 먼 나무숲에 황금햇살이 내려 앉아
깊은 가을임이 하눈에 보여지는 아침
낙엽이 지고 엉성히 비어있는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떨고있다
이른봄 저 나무숲에 초록물이 오를때의 환희를 떠올린다
오늘 아침온도 24*F
겨울날씨다
그저께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고 어젠 종일 앓았다
주사맞은 부위가 땡땡 부어 오르고 열도 나고
핑계김에 종일 누워서 놀았다
가을비가 내리던 어제 오전
창가에 맺힌 빗방울이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고
난 그 옛가요의 감상에 잠시 젖었다
먼길로 가을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었다
작은 배낭 하나 메고
멋스럽게 청바지에 청재킷과 스카프를 두르고
죽은 지아비가 밉다, 날 혼자 남겨두고
오늘 아침엔 상상으로 먼 나무숲뒤로 가본다
겨울마다 효자 노릇을 하는 이동용 난로를 책상 밑에 켜두고
난 이 초겨울을 즐긴다
보고싶은 이름들을 맘으로 불러보며
송성옥 할아버지, 권영숙 할머니
아버지 송원종 ,고모 송영호
지아비 이상두
작은어머니 죄송합니다 이름을 기억치 못해서요
첫사랑 충한오빠
올해의 겨울이 오네요
올 겨울엔 가을햇살 아래 영그는 대추나 밤처럼
속이 꽉차게 익어보려구요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보고,글도 쓰고
친구들과 가까운곳이라도 걸어보고
연주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후회없이 겨울을 지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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