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듯 말듯
이불속에 넣는 목화솜같은 구름이 하늘에 덮혀
금세라도 비나 눈이 올것같은 날씨
어렷을적 살던집 뒷집의 지씨아줌마의 화난 얼굴같다
알콜중독자였던 지씨아저씬 매일 빨간코를 비비며
집철문앞에 주저앉아 술가져오라고 소리를 지르고
지씨 아줌만 그 넋두리에 맞장구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셨지
큰사위가 막걸리라도 한통 안겨주면
그 사위의 뒷꼭지에 절을하시고
멀리서도 시큼한 술냄새가 풍겨
동네 아이들은 괴물보듯 피해다녔다
이렇게 비가 올듯말듯 하는 오늘
왜 그 아저씨가 떠오르는걸까
공부 잘했던 자식들덕에 잘나가는 사위와 며느리를 본 지씨부부
이제는 아마도 돌아가셨을테지
이렇게 비가 올듯 말듯 한는 날은
지씨 아저씨의 주독든 빨강코도 그립고
내 열너댓살 그 순수함도 그립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