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 그친 오후

송정희2017.05.24 15:37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비 그친 오후

 

비가 그친 뒤 더 뜨거워진 태양은

골마루 우묵한 곳에 고인 빗물을 덥히고

박힌 못이 튕겨져 올라온 젖은 골마루를 뒤틀리는 오후

슬픈 님의 한숨같은 바람이 내게로 분다

 

하늘 저 끝에 한뼘만한 구름이

먼저 바람을 보내 울타리위에 큰 향나무를 흔들고

비의 전령처럼 바람은 내집에도 불어와

닫힌 유리창 밖에 머물러 나를 들여다 본다

 

거실 천장에 매달린 큰 바람개비가

저도 바람을 만들어 창밖의 바람과 마주해

낮선 바람끼리 외면을 하는 초여름의 오후

세시간 전쯤에 먹은 닭죽이 내게 최면을 건다

 

잔디반 잡초반인 나의 뒷마당엔

키큰 잡초들이 비온 뒤 씨앗을 맺고

키작은 잔디를 조롱한다

잔디는 새초롬히 푸른빛을 더하고

저마다 젖은 줄기를 햇빛에 말리며

햇살과 사랑을 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11월 1일의 새벽 2019.11.01 31
1095 12월 2019.12.01 24
1094 2018 가을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2018.11.13 19
1093 2018 문학회 출판기념식과 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1 2018.11.21 33
1092 2019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1.14 35
1091 2019년 나에게 2019.12.25 16
1090 2020년 1월 월례회를 마치고2 2020.01.12 87
1089 2020년 1월에 부쳐 2020.01.06 22
1088 2020년에게 하는 약속 2020.01.01 19
1087 25분과 35분의 차이 2017.05.11 27
1086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45
1085 2월 월례회를 마치고1 2018.02.19 35
1084 2월을 보내며 2020.03.02 36
1083 2월이 부쳐 2020.02.02 35
1082 3.251 2017.03.29 19
1081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101
1080 4도의 차이1 2018.10.23 17
1079 4색 볼펜 2019.02.03 24
1078 4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1 2019.04.14 22
1077 4총사의 오곡밥 2019.02.23 2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