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늘
파트타임 일하는 곳에서 직원 한명이 결근을 해
나머지 직원들이 만신창이가 된 어제
밤 열시가 지나서야 귀가해
죽은 듯 잔 어젯밤
새벽녘 졸린눈으로 창밖 여명을 봅니다
아 오늘도 살아있구나
저 키큰 향나무도 역시 살아있구나
지나가던 바람도 저도 살아있다고
내 창을 흔들고 가네요
조금 더 자볼까 눈을 감지만
궁금한것들이 많아 이내 일어납니다
에보니는 잘 잤는지
거실의 꽃들은 더 피고 졌는지
정원의 오이꽃은 더 피고 오이는 더 자랐는지
오늘은 인터넷상태가 좋지 않아
어머니와 카톡통화를 못하네요 가끔 그래요
어머니도 나도 또 하루를 잘 보내고
내일 목소리를 들어야겠네요
엄마 오늘도 잘 지내셨죠 편히 주무세요
유리컵에 꽂아놓은 미나리 줄기도
뿌리를 밤새 더 내렸고
오이꽃은 새로 피고 오이는 제법 오이모양이 되었군요
게발선인장은 한마디 더 자랐고
아기 레몬트리는 이제 나무 같습니다
그 모든것들에게도 또 오늘이
나와 내 어머니에게도 또 오늘이
내가 아는 모든이들에게도 또 오늘이 밝았네요
우리는 똑같은 오늘속에서
다른 생각과 다른 일들을 오늘도 하게 될테죠
밖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따라
에보닌 거실 큰 유리문에
사람처럼 뒷발로 서있네요 쳐다보느라
에보니에게도 또 오늘이 새로울겁니다
또 오늘이 내게 옴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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