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의 토네이도 (시)
한시간 남짓 집으로 향하는 귀로속에 비가 춤추네요
검은 머리 풀어 헤친듯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나아갈 길도 지나온 길도 그 산발한 비의 머리칼속에 있네요
일년은 다닌길을 또 어딘가 하며 창밖을 보고
근처에 와 있다는 강한 소용돌이. 토네이도 경고는
반평생 살아 더 겁보가 된 날 떨게 만드는군요
그 옛날 죽으면 죽으리라는 에스더 왕비는
이 강한 소용돌이 앞어서도 의연하였을터인데 말이죠
조그만 내 집이 천국처럼 눈에 보이고서야
그제야 죽음의 공포에서 기어나와
내 한몸 뒹굴 수 있는 내 집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토네이도 경고시간이 지나자
난 치매환자처럼 좀전의 고단함을 잊습니다
아무일 없었듯이 일기를 쓰고 따듯한 차를 마시며 잘준비를 하죠
오늘도 행복했었다고 일기에 씁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