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아들 (1)

Jenny2016.11.01 20:22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아들 (1) / 송정희

 

23년 전 그 아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흡입성 폐렴과 패혈증

생후 5주 였다

 

난 그 아이와 거래를 했다

살아나기만해라

네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줄게

어제까지 왼쪽 이마 위에 꽂혔던 주사바늘이

오른쪽으로 옮겨졌고

왼쪽이마는 퉁퉁 부어올라있다

 

양쪽 손목은 붕대에 묶여

양쪽 모서리에 고정시켜져 있다

흉곽함몰이 생겨 숨쉬는 게 안쓰럽다

아가야 내 아가야

엄마 여기있어

 

주먹도 쥐지 못하는 작은 손가락들

아가야 네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안되

무서워도 조금만 힘을 내보거라

제발 한번만 울어봐

엄마처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36 겨울의 흔적 2017.03.03 17
935 레몬수 한잔 2017.03.03 26
934 들깻잎 새싹 2017.03.03 53
933 우울한 아침 2017.03.03 21
932 자스민이 핀 아침2 2017.03.14 21
931 화분갈이1 2017.03.14 21
930 나에게 주는 선물1 2017.03.19 27
929 레몬씨1 2017.03.21 13
928 서머 타임1 2017.03.21 20
927 부추씨앗3 2017.03.24 18
926 레몬씨앗1 2017.03.24 14
925 소나무가 보이는 작은길가의 집 2017.03.26 25
924 또다른 세상 2017.03.28 15
923 할 수 없는 것들 2017.03.28 16
922 3.251 2017.03.29 14
921 새소리 2017.03.30 32
920 레몬씨앗(2) 2017.03.31 29
919 소란한 나의 정원 2017.04.01 17
918 자각몽 2017.04.03 19
917 세상 2017.04.03 14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