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방문으로 기름진 주식에
부단한 간식이 만들어준 소복한 아랫배를 보니,
1달러면 검은대륙 아이 셋이 하루를 산다는 광고속에
앙상한 팔다리를 한 아이들이 생각나
맘이 편치 않다.
아내는 만질게 있어서 좋다는데
내 자신은 불편하다.
식구중 배나온 사람이 없어서 그런 탓도 있지만
뱃살이 순환기 질환의 상징이라고
요란을 떠는 메스콤 탓이 더 크다.
일 끝나고 들른 LA Fitness 입구에서
일흔 넘은 Joe가 입장 쿠폰을 스캔하며
"독립기념일 잘 보냈다"고 묻는다.
"Just another Day"라고 대답하며
돌아서는데,
못보던 쭉쭉 빵빵이 요가 클래스룸에서
신기에 가까운 동작으로 내 시선을 붙잡는다.
런닝머신 30분에 숨을 헐떡이다가
덤벨을 붙들고 쳐져있는데,
수영장 전세낸 아내가 최윤희인 양
물보라를 일으키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자꾸지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잘먹고 일하고 운동하고...
그럼됐지, 검은 대륙까지 원 오지랖!"
일찍 온 더위에 허한 몸뚱이와 정신에게
주문을 외우며 자꾸지로 향하는 데,
질질끌리는 운동화가 천근만근으로 날
뒤로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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