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정원 (4)

Jenny2016.10.27 14:03조회 수 16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정원 (4) / 송정희 

 

잘린지 이틀만에 블루베리 사망

가지와 잎들이 모두 시들어 버렸다

삶과 죽음에 극명한 대비

오늘보니 담벼락에 기대어 자라는 멕시코 고추가

작은 고추를 쫄망쫄망 키우고 있었다

 

아시던 목사님이 작년에 돼지 감자 모종을 주셔서

아무 생각도 없이 심었다가

그 엄청난 성장속도에 어안이 벙벙 해졌다

가뭄 속에서도 그 놈만 멀쩡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문제는 수확

잡아당겨 뽑힌 줄기 밑으로

마치 지뢰 탐지기처럼 돼지감자가 붙어있었다

언뜻보면 꿈틀대는 큰 기생충처럼

여기저기 나눠주고

인터넷에서 알려주는대로 삶고 볶고 생으로 먹고

 

올 봄에 땅을 헤집고 나오는 그 놈의 싹들

한달은 넘게 두더지 잡듯 싹을 깨냈다

겨우내 뿌리가 엄청난 속도로 땅을 지배했다

도무지 다른 뿌리가 살 수 없을 만큼

그렇게 올 봄의 한자락을 돼지감자 싹과 싸웠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노년의 색깔 2020.03.16 44
1035 오늘의 소확행(2월20일)1 2020.02.21 44
1034 푹 쉬었던 어제 2020.02.14 44
1033 2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 2020.02.09 44
1032 나의 정원 2016.11.01 44
1031 안개 낀 아침 2020.03.17 43
1030 부러우면 지는거다 2020.02.10 43
1029 미니 다육이 2018.08.21 43
1028 갈바람 2016.11.15 43
1027 9월을 보내며2 2019.09.26 42
1026 6월 문학회를 마치고2 2018.06.17 42
1025 부정맥 (6)1 2016.10.10 42
1024 꿈에 2020.03.13 41
1023 난 억울하오 2020.02.27 41
1022 싱숭생숭2 2020.02.06 41
1021 초로의 노인이 되어(1) 2019.09.20 41
1020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41
1019 레몬씨앗(2) 2017.03.31 41
1018 나의 어머니 (4) 2016.10.10 41
1017 비의 콘서트3 2020.02.05 4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