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잠을자던 어릴적
새벽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누워서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셨지
한참을 그렇게 말씀을 하신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셨지
잠도 못자게 왜 이른 새벽에 저리 말씀을 많이 하실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거친손으로 날 쓰다듬던 손길이 그립고
침마른 입으로 두런두런 하시던 말씀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도무지 닿을 수 없던 거리같던 그 길에 내가 서있어도
난 여전히 아는게 없고 어리석어
몸만 늙는 아이같다
날 닮은 아이들이 또 저희 닮은 아이들을 낳고
내가 여러 호칭으로 불리워도
나 철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네
누가 그러던가
주름있는 이들에게서 지혜를 배우라고
살다보니 지혜를 흘리고 살았나보네
오늘도 어딘가 떨어져있을 지혜를 찾아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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