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비움

송정희2017.05.30 06:57조회 수 23댓글 0

    • 글자 크기

비움

 

뉴스에서 접하는 많은 사건사고들속의 죽음들

그 중에도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죽음은

늘 모두를 슬프게 합니다

한국의 세월호의 꿈나무들

전쟁국가의 난민 어린이들

 

남은 가족에게 남겨진 빈자리

어떤 위로로도

유명한 코미디언의 웃음으로도

또 다른 행복한 일로도

쉽게 메워지지가 않죠

시간이 시간이 아주 느리게 치유할 뿐

 

나의 청소년기도 나름 비워있는 시간이었지요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누워 있을 때면

여기가 혹시 무인도가 아닐까

나의 가족은 날 두고 영영 돌아오지 않는건 아닐까

후들후들하는 다리로 벽을 더듬으며

홀로서기를 연습하곤 했습니다

 

몇년간 날 잡고 있던 병을 떨쳐내고

소원이었던 많은 것들을 게걸스럽게

했던 몇년들

나의 비어있던 빈자리가 채워지는 소리가 들렸었고

세상에 안되는것은 없구나 자만했구요

 

느닷없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렵게 낳은 셋째아이 주환이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숨통좀 트이나 싶더니 님이 떠나고

그렇게 빈자리는 채워지고

 다시 생기고 그런가봐요

 

어제는 몇년 쓰던 낡은 소파를 새것으로 바꾸려고

필요한분에게 드렸습니다

사년만에 발견한 소파의 빈자리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 자리를 그냥 남겨두려구요

비움에도 미학이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닫은거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36 오래된 가족사진 2019.01.17 25
835 자축1 2018.10.29 25
834 김 쌤 힘드셨죠2 2018.10.02 25
833 등나무꽃1 2018.04.13 25
832 칭찬해줄 사람1 2017.08.16 25
831 그 여자 장미,국화 ,무화과1 2017.08.11 25
830 나의 꿈에1 2017.05.13 25
829 겨울의 흔적 2017.03.03 25
828 아침산책 2016.10.10 25
827 2016.10.10 25
826 나의 어머니 (1) 2016.10.10 25
825 토요일 아침 2020.03.07 24
824 오늘 그린 그림은 2020.01.30 24
823 문병을 다녀와서 2020.01.29 24
822 외로운 밤에 2020.01.08 24
821 추억 2019.11.29 24
820 종일 비 2019.10.31 24
819 가을가뭄 2019.10.11 24
818 사돈이 갔다 2019.09.16 24
817 노동자날의 놀이터 2019.09.03 24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