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안의 무지개
지인들이 다투어 비온 뒤 무지개 뜬 사진을 전화기에 올려
전 가만히 앉아 세상을 보네요
작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키워 크게 보며
제가 그 무지개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묘한 상상을 합니다
그 무지개가 시작되는 곳에 아직도 살고 있을 파랑새
그 파랑새도 인간들처럼 죽고 또 새끼가 어른새가 되고
그렇게 우리를 지켜 보았을까요
동그란 지구 한켠에서 전쟁이 일어 죽는 이들을 보고
또 다른 한켠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도 보고
그 옛날 아라랏산에 걸렸던 그 무지개가 맞죠
그 선물같은 무지개를 내 전화기에 저장해 두고
예고없이 힘겹고 고단할 때 꺼내서 보려구요
그 옛날 감춰두었던 과자를 동생 몰래 꺼내 먹던 때 처럼요
그리고 또 파랑새를 찾아보려구요
무지개 너머에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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