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보라색 셔츠

keyjohn2018.03.30 12:34조회 수 40댓글 0

    • 글자 크기

서너 걸음 앞서 일없다는 듯,

건성 건성 걷는 나를

아내가 불러 세운다.


보라색 셔츠를 들어

턱밑에 갖다 대고,

이리 보고 저리 보더니

샤핑카트에 담는다.


카트에 담긴 먹거리는

푸짐한 아랫배에

상처를 남기겠지만,


보라색 셔츠는

입춘대길을 내게 주었다.


누군가 나를 위해

셔츠를 고르고

지불하는 일은


참으로 눈물겨운 일이라

생각했으므로....


*시작노트


조건없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타인을 보는 일은

감동적인 일이다.

어머니가 그랬던 이후로는

아주 드문 일이므로..


아이들을 품에서 떠나 보내는

아내가

조금씩 나에게 관심을 두는 듯해

흐믓하고 부담스럽다.





    • 글자 크기
병상일기 봄날에 생각하는 실존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2 문학과 마술사이6 2021.07.08 56
121 미국사는 죄3 2017.07.07 68
120 미안해 2019.12.23 41
119 미역국16 2022.01.23 60
118 바늘1 2021.06.10 48
117 반 나르시즘3 2020.04.19 78
116 반창고 26 2022.06.27 82
115 발자국7 2021.02.26 66
114 베가스 유람 혹은 유감5 2020.01.24 72
113 별이 빛나는 밤에15 2022.01.19 64
112 병상일기 2020.01.29 31
보라색 셔츠 2018.03.30 40
110 봄날에 생각하는 실존1 2015.06.26 111
109 봄바람 2021.03.05 35
108 봄이 가고 여름 와도6 2022.07.07 46
107 봉선화 연정1 2017.06.17 45
106 부대찌게2 2020.06.16 51
105 불면 2018.01.22 43
104 불안한 평화 2017.03.04 55
103 불청객 2018.01.31 4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