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순자는 옳다

keyjohn2017.07.01 15:40조회 수 57댓글 0

    • 글자 크기

두돌 지난 아이가

애미가 우윳병을 편하게 쥐어주려 만지니

종잇장 같은 손톱으로 손목을 할퀸다.

식욕충족에 방해물로 안게지...


그 아이 먹을 바나나를 먹은 친정애비를

딸년이 정색을 하며 나무랜다.

아이 이유식거리라며...

입에 잇는 것도 꺼내 먹이며 키운 지가 

어떻게 바나나 한조각에 애비에게

그런 적의를 보일까...


그렇게 서늘한 딸년의 눈빛은 처음 봤다는

말을 전하는 친정애비 눈가에서 물기를 보았다.


아이가

방정리한다고

두주째 2층을 통째로 난지도를 만들더니,

마침내 빈박스 몇개를 일층까지 늘어 놓았다.


몇마디 했더니

사흘째 입을 닫아

콩만 삶아 넣으면

청국장도 띄울 기세다.


피부관리한다고 수백달러 하는 세트도 

쉽게 사오는 아내는,

애미같은 내 큰누이 노처녀 딸 결혼

부조금액에는 고민을 하는 눈치다.


그러는 니 잘못은 없냐고?

분꿏밭에 떨어진 씨앗처럼 많다.

그렇게 검은 색으로 된 오류들...


우리보다 두배 많은 매출을 올리는 

지인과의 만남을 의식적으로 피했고,


아들 약물과다 복용으로

입원한 이웃앞에서,

담배피우는 아들을 나무랬던 이야기를 했던

내 안에 교활한 또 하나의 나!


나의 효심 결여를 비난하는 형내외가

모친 기침소리만 들려도 달려간다는 소식을

쇼라고 폄하하면서 맘이 편했고,


주일기도하고 점심친교하며

감사헌금 액수를 비교하는 지인을 

속물이라 생각하며 우쭐했었지....


그러나 내 건 잊어버리고

남 허물만 탓하고 되씹고 원망한다.


'사랑'은 '미움'을 위장한 잠깐의 감정이고

'우정'도 '질투'로 가기 전 찰나에 불과하며

'포용'도 '음해'를 위한 장치에 불과한 적 없나요?


그래서 '성악설'을 설파한 순자는 언제나 옳다.

옳고 말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22 조영남에 대한 소고3 2015.08.27 74
121 누가 울어3 2020.03.13 57
120 가을 단상3 2017.10.13 64
119 그녀의 안테나3 2021.05.06 118
118 마이클 그리고 마이클3 2018.01.25 40
117 애틀란타 연가3 2019.12.29 52
116 새해에는3 2021.01.04 236
115 김기덕을 위한 오마주3 2020.12.11 63
114 일상의 늪에서 안주하는 당신에게3 2020.02.03 52
113 Dumbbells3 2016.11.21 69
112 도넛 반 더즌3 2017.09.29 43
111 미국사는 죄3 2017.07.07 69
110 Dear Jim2 2017.06.15 53
109 담배2 2017.08.25 66
108 사평역에서 (곽재구)2 2019.12.12 50
107 매실2 2018.03.18 40
106 행복하기2 2021.12.06 38
105 통증2 2016.12.19 59
104 유격체조2 2021.08.02 36
103 노스탤지어2 2017.04.29 361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