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땅콩국수

Jenny2016.10.27 14:25조회 수 89댓글 0

    • 글자 크기

땅콩국수 / 송정희

 

넒고 둥근 프라이팬에 생 땅콩을 깔리듯 넣고

약한 불로 볶는다

긴 나무 주걱으로 오며가며 휘젓는다

휘 휘

 

30분이 지나면 땅콩 볶는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긴 나무주걱을 프라이팬에 넣어두고 오며가며 휘젓는다

휘 휘

 

약한 불 탓에 고루고루 잘 익어가는 땅콩들

고소한 냄새가 집안에 고루 밸 때까지 오며가며 휘젓는다

휘 휘

 

고루 익은 땅콩을 두꺼운 질그릇에 담아 식혀

껍질을 까서 두 줌 손으로 잡아 믹서기에 물과 함께간다

위잉 위잉

 

잘 삼겨진 면위로 갈아진 땅콩물을 붓는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잘게 썬 오이를 고명으로 올린다

혀끝으로 잊혀졌던 어머니의 젖가슴 냄새가 비릿하게 느껴진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16 십년뒤에도1 2020.02.02 36
1015 초로의 노인이 되어(1) 2019.09.20 36
1014 오늘의 마지막 햇살1 2018.03.23 36
1013 여성난1 2018.01.09 36
1012 배롱나무꽃1 2017.08.18 36
1011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6
1010 문학회 모임 (오월 이천일십칠년)2 2017.05.08 36
1009 레몬씨앗(2) 2017.03.31 36
1008 아침인사 2020.02.29 35
1007 시월이 남긴 것들 2019.11.01 35
1006 꿈에 2020.03.13 34
1005 2월을 보내며 2020.03.02 34
1004 부러우면 지는거다 2020.02.10 34
1003 할로윈의 밤 2019.11.01 34
1002 겁이 많은 강아지 까미 2019.09.20 34
1001 새소리 2017.03.30 34
1000 나의 어머니 (4) 2016.10.10 34
999 고단한 삶 2020.02.28 33
998 비오는 아침 2020.02.12 33
997 첫눈 2020.02.07 3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