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부정맥 (13)

Jenny2016.10.27 14:02조회 수 17댓글 0

    • 글자 크기

부정맥 (13) / 송정희

 

일주일치 약을 길다란 플라스틱 통에 담는다

아침저녁 표시가 나란히 있다

매주 일요일 아침에 약을 새로 다 채운다

교회에 와서 생각하니 아침약을 안먹었다

아니 아침에 약 채워넣는 것을 잊어먹었다

약먹을 시간이 네 시간이 족히 지났다

 

교회를 마치고

집에서 약먹는 생각을 잊고

한국마켓에서 세일하는 광고지를 가방에서 찾는다

한 시간을 넘게 꼼꼼히 세일 물건을 확인하며

물건을 고른다

내 속에 엔진이 슬슬 과부하에 걸린다

쿵 쿵 쿵

 

계산을 다 마치고서야

약먹을 생각이 났다

물건이 잔뜩실린 수레를 뛰듯 밀고

차에와서 트렁크에 쑤셔넣는다

나의 우선순위는 이렇게 돈에 권력 앞에 무너졌다

세일 물건을 사셔 30불 아꼈다

차라리 제 시간에 약이나 먹을 걸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56 익어가는 작두콩 2019.08.12 12
955 오늘의 소확행(8월13일) 2019.08.14 12
954 무지개 너머에 2019.08.14 12
953 어쩌나 2020.01.02 12
952 나의 어머니 (7) 2016.10.20 13
951 산행 (2) 2016.10.20 13
950 산행 (6) 2016.10.20 13
949 산행 (7) 2016.10.20 13
948 산행 (11) 2016.10.27 13
947 보경이네 (6) 2016.10.27 13
946 나의 아들 (3) 2016.11.01 13
945 귀가 (2) 2016.11.01 13
944 아침기도 2017.04.05 13
943 회한 2017.04.18 13
942 전기장판 2018.02.23 13
941 돌나물 물김치 2018.02.27 13
940 허당녀 2018.03.03 13
939 이면수 구이 2018.03.05 13
938 뽀그리 2018.03.13 13
937 왕지렁이 2018.05.07 13
이전 1 ... 3 4 5 6 7 8 9 10 11 12...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