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지막 햇살
오늘의 마지막 햇살을 흰색 울타리가 붙잡고 놓아주질않는다
다급해진 햇살이 신경질을 부린다
울타리위의 큰 향나무도 한 몫 거든다
울타리와 향나무는 한편이다, 늘 같이 있으니까
새초롬히 햇살이 눈을 흘겨도 울타리는 햇살을 보내기가 싫다
덕분에 횡재한 뒷마당의 뽕나무와 배나무
몇일간의 이유 모를 강풍에 간당간당 매달려있던 배꽃 작은 열매가 다 떨어져 가지위에 널부러져있다.
마지막 해살에 연한 뽕잎이 반짝인다
울타리가 슬그머니 햇살을 놓아준다
신부의 긴 드레스같은 햇살 끝을 끌고 석양에게로 가버리는 햇살
휑한 바람이 울타리를 흔들며 밤이 올것을 알린다
난 오늘 누구의 햇살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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