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몇일 비가 내리다 말다했어도 바깥 덱에는 빈 그릇에 가득가득 빗물이 고였네요.
봄인줄 알고 들풀들이 파랗게 올라오고있구요.
이렇게 봄이 왔으면 졸겠네요.
7살인 나의 고양이 에보니 보다 더 둔한 난
매해 봄이 내집 각방에 가득 차고서야 봄인줄 알곤 했습니다.
에보닌 봄의 정령이 오자마자 함께 뛰고 속삭이고 햇살아래서 졸며
얼마나 내가 어리석어 보였을까요
올 보엔 기필코 내가 먼저 알아보아야지 봄님을.
봄님이 오시면 얼굴가득 미소로 맞아 창문을 활짝 열고
먼길 달려온 봄을 양팔 벌려 안아 주어야지
혹시 봄비도 같이 오시면 옷 젖어가며 봄비도 맞아 보아야지 혹시 아나....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한 내 오래된 꿈이
그 빗물에 뿌리를 내리게 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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