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 (4) / 송정희
조반을 드신 후 나란히 아침 약을 드십니다
할머니는 4알 할아버지는 6알
희고 작은 혈압약 크고 긴 관절염 약
분홍빛 굴고 둥근 관절염 약
유산균 비타민...
새 모이 먹듯 고개를 젖히고 물을 삼키십니다
설겇이 하시는 안노인 옆에서
바깥어르신은 봉지 커피 두개를 뜯어 두개의 잔에 넣습니다
먹은 것은 없는데 설거지는 왜 이리 많노 하시는 할아버지는
또 할머니의 부아를 지릅니다
찻잔을 옆에 두시고 할머니는 화투로 하루 일진을 뜨시고
할아버지는 스도쿠를 푸십니다 돋보기 밑으로
기차의 철로처럼 두 분은 다른 일을 하십니다
각자 최선을 다해 하시는 일을 하시며
이렇게 웅얼거리십니다 "치매는 걸리면 안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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