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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느 노부부 (2)

Jenny2016.10.10 21:32조회 수 2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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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부부 (2) / 송정희


오르막 중간 쯤에서
할머니는 뒤 돌아보십니다
아직 그 반도 못 올라오신 바깥어르신을 
좋은 건 다 자시더니 왜 못 올라오냐고 한마디 하십니다
그 말에도 그냥 싱긋이 웃으시는 바깥어르신

소싯적 일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미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걱정거리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한달음에 오르내렸던 그 골목이
지금은 치악산보다 더 높아보입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오신 노부부는 평평한 길인데도
뚝 떨어져 걸으십니다
젊었을 때는, 바깥어르신이 앞장서셨을텐데
지금은 할머니가 앞서 걸으시네요
바깥어르신은 풍을 한 번 맡으셨대요, 몇년 전에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할머니 뒤를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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