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비
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지더니 굵은 빗방울이 후두두둑
닫힌 유리창에 부딪히는 실로폰소리
멀리 나무숲이 일렁일렁 파도가 된다
예보에도 없던 소나기
길을 걷다 돈을 주운듯 기분이 삼삼하다
밖은 거대한 수조가 된다
이제 창은 얼룩진 물방울로 밖이 보이질 않는다
창문에도 차량에 부착된 와이퍼처럼 창문닦개가 있음좋겠다
20분 정도 미친듯 쏟아붓던 빗줄기가 서서히 잦아들고
먼곳에선 우르릉 꾸르릉 야단이지만
뿌옇던 창문유리는 깨끗해졌다
한바탕 신나는 쇼가 끝난듯하다
덕분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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