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볶음
단단한 애호박을 납죽납죽 썰어
새우젖을 넊고 볶는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버릇처럼 해 먹는 반찬이다
단걸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나고
작은 한수저의 새우젖으로 세상의 향기가 나고 바닷속이 보이는듯한 맛
굳이 씹지 않아도 거스름없이 혀에서 녹아 목구명으로 넘어가는
호박나물
한여름 이만한 밥반찬이 없다
먹다 남으면 국수위에 올려도 먹고
밥이 없으면 슴슴한 이것을 맨입에도 먹고
무서운 꿈을 꾸어도 엄마옆에 누워 자면 다 잊고 자던 어린 날
통통하게 살이 오른 호박은 넉넉한 어머니의 마음.
아침부터 보고픈 나의 어머니
당신이 그리워 호박볶음을 서둘러 만들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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