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첫주 일요일 아침에
밤구름 뒤에서 빼꼼히 날 들여다 보던 달이 가고
고단했던 나는 여명도 못보고
겅중겅중 와 버린 아침을 보네요
번개도 없이 먼곳에서 천둥이 울고
그 먼곳 어딘가엔 비가 오겠죠
점점 천둥소리가 가까워지고
서쪽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는걸 보니
곧 비가 오겠네요 여기도
겁이 많은 에보닌 불안한듯 집안을 헤매며
천둥이 심해지면 숨을곳을 찾습니다
날씨떄문인지 인터넷으로 하는 어머니와의 통화가
잘 안되고 나는 아쉽게 전화를 끊어야하네요
종일 나의 전화를 기다리셨을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가 보내주신 햇님이
오늘은 저 먹구름 뒤에 있네요
신통하게 나의 팔뚝만하게 자라주는 오이가
나의 한주간 시름을 잊게하고
이내 떨어지기 시작하는 빗방울에
또 기뻐 넝쿨은 춤을 추는군요
큰 화분에 심겨진 청량고추도
좁쌀보다 조금 큰 흰꽃을 가지마다 달았네요
한낮에 어렵사리 서있을
모든 나무와 꽃과 풀들에게
선물같이 아침비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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