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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소란한 나의 정원

송정희2017.04.01 07:05조회 수 2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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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한 나의 정원

 

의도한것은 안닌데

마트앞에 진열된 오이모종을 홀린듯 사버렸다

겉으로 보아선 오인지 호박인지 구별도 못하지만

그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어저씨덕에

 

차고에 밤새 두었다가 오늘 아침 일찍 정원에 심었다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호미로 대충 흙을 파낸다

엊그제 온 비로 아직 땅이 젖어있어

힘들지 않게 작은 구덩이 네개를 만든다

 

모종용 플라스틱에서 자란 오이모종은

미끌어지듯 틀에서 나와 나의 정원으로 옮겨지고

파낸 흙을 다시 제자리로 꾹꾹 묻는다

준비했던 빗물 한바가지씩으로

연두빛 모종을세수시킨다

 

조금 자라면 넝쿨이 올라갈 수 있도록

철사로 된 원통집을 만들어줄 것이다

이렇게 나의 작은정원에 새 식구가 늘고

그곳에 있는 장미,들깨,봉숭아와 오이모종은

서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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