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어느 노부부 (2)

Jenny2016.10.10 21:32조회 수 28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노부부 (2) / 송정희


오르막 중간 쯤에서
할머니는 뒤 돌아보십니다
아직 그 반도 못 올라오신 바깥어르신을 
좋은 건 다 자시더니 왜 못 올라오냐고 한마디 하십니다
그 말에도 그냥 싱긋이 웃으시는 바깥어르신

소싯적 일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미 일거리가 되었습니다
젊었을 적 걱정거리도 아니었던 것들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한달음에 오르내렸던 그 골목이
지금은 치악산보다 더 높아보입니다

오르막을 다 올라오신 노부부는 평평한 길인데도
뚝 떨어져 걸으십니다
젊었을 때는, 바깥어르신이 앞장서셨을텐데
지금은 할머니가 앞서 걸으시네요
바깥어르신은 풍을 한 번 맡으셨대요, 몇년 전에

이마에 땀을 닦으시며 할아버지는 부지런히 할머니 뒤를 따라갑니다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 (3) 송사리 (by 송정희)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36 어느 노부부 (4) 2016.10.10 27
235 겨울 아침 이슬비 2017.01.18 27
234 겨울의 흔적 2017.03.03 27
233 화분갈이1 2017.03.14 27
232 25분과 35분의 차이 2017.05.11 27
231 그들과의 속삭임 2017.06.20 27
230 풋내1 2017.08.15 27
229 삼시세끼1 2017.08.27 27
228 정전1 2017.09.12 27
227 9월의 햇살 2019.09.24 27
226 나의 아침 2019.09.24 27
225 가을을 맞아 2019.10.29 27
224 사돈의 안부문자 2019.11.13 27
223 추수감사절과 주환이 생일 2019.11.29 27
222 보키쌤 2020.01.30 27
221 한시간 2020.01.30 27
220 오늘의 소확행(2월11일) 2020.02.12 27
219 오늘의 소확행(3월9일) 2020.03.11 27
218 나의 어머니 (3) 2016.10.10 28
어느 노부부 (2) 2016.10.10 28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