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이제는

송정희2020.03.10 07:57조회 수 25댓글 0

    • 글자 크기

이제는

 

슬펐던 기억만큼 그보다 조금 더 웃고

아팠던 상처만큼 그보다 조금 더 치유받고

미웠던 시간만큼 그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묻어 두었던 시간만큼 그보다 더 높이 날아서 자유롭게

이제는 놓아주리라

 

우리 이제는 서로 만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고

다투지 않아도 서로 알아 볼 수 있으니

바닷물이 멍들어 푸른색을 띄어도 여전히 바위를 치며 멍들고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온 바람이 먼곳의 슬픈 이야기를 전해도

나 덤덤함은 더 울어도 어쩔 수 없음을 앎이리라

 

이제는 소녀처럼 웃어도 들어 줄 옛친구가 떠나고 없지만

아직 사랑하는 노모 살아 내 웃음소리 들어주시고

어른이 되어버린 자식들이 밤낮으로 날 걱정해주니

이 또한 살만한 이유러라

비오는 아침에 눈을 떠 햇살 한줌없는 창밖을 보며

어제와 같은 기억을 더듬는다

이 또한 감사한 아침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876 나의 어머니 (11) 2016.10.20 18
875 열무국수 2018.07.07 13
874 통증 2018.09.07 5
873 같은세상 다른 풍경 2019.02.07 13
872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2019.08.29 14
871 보경이네 (5) 2016.10.20 70
870 라클레시아 2017.05.29 45
869 달무리와 겨울바람과 어머니와 나의 고양이 2018.01.04 19
868 핏줄 2018.05.21 9
867 오늘의 소확행(2월 6일) 2019.02.07 11
866 오늘의 소확행(2월20일) 2019.02.21 22
865 자각몽 2017.04.03 22
864 어머니의 기억(3) 2018.01.04 13
863 정갱이의 혹 2018.05.21 16
862 아이들의 여행 2019.02.07 12
861 세상 2017.04.03 19
860 오늘의 소(소 하지만) 확(실한) 행(복) 2018.05.21 8
859 여행 2018.09.07 7
858 집으로 오는 길 2019.07.24 19
857 애팔라치안의 추억 2017.04.03 20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