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송정희2019.08.29 07:26조회 수 12댓글 0

    • 글자 크기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묵었던 먼지가 화분옮긴 자리밑에 수북하다

이사 후 처음 옮겨본다

우리네 인생이떠난 자리에도 이렇게 뭔가가 수북히 남아있겠지

바뀐 실내가 조금 새로워 보인다

천정에 달린 팬이 돌아가며

옯겨온 화분 속 넓은 나뭇잎이 펄럭인다

그래서 실내가 좀더 시원하다

 

밖엔 비가 질금거리고

민소매 원피스가 추워 스웨터를 걸친다

창밖은 엄청나게 큰 스크린같은 기분이 드는건

뭔가 새로움이 필요함때문이리라

미동도 없는 울타리 뒤의 소나무들

반년동안 키가 많이 자란 나무들

푸른 소나무는 창안의 늙고 약해지는 날 매일매일 관찰한다

 

가을이 비와 함께 오려나보다

늘 너무 짧은 가을이 아쉬웠었지

올 가을엔 산책도 많이 하고 아이들과 공원에서 점심도 먹고

보고싶은 영화와 책도 많이 보고 읽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새로운 요리도 도전해보자

먼 나무숲이 물들어 가는것을 아침저녁으로 보고

작두콩을 잘 말려 수확도 하고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90
1095 하루의 끝 2018.04.13 534
1094 어느 노부부 (3) 2016.10.10 200
1093 잎꽂이 2018.08.27 169
1092 선물 2019.07.18 160
1091 약속들 2017.04.05 160
1090 조용한 오전 2020.02.01 137
108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7
1088 1 2017.01.07 126
1087 부정맥 (4) 2016.10.10 105
1086 세월 2016.11.01 104
1085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3
1084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6
1083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2 새벽비 2017.02.15 91
1081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90
1080 작은 오븐 2017.02.12 90
1079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85
1078 애팔레치안 츄레일 첫째날 2016.11.08 84
1077 땅콩국수 2016.10.27 8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