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송정희2019.08.07 07:22조회 수 15댓글 2

    • 글자 크기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자싱하진 않으셨지만 종종 퇴근길에

센베이과자를 사들고 오시던 아버지

우리 삼남매는 각자의 과자 담는 그릇이 있었다

과자를 정확히 셋이 나누어 받으면

각자의 비밀장소에 숨겨 두었다

식탐 많던 막내는 자기것을 다 세어놓고있엇다 항상

만일 하나라도 비면 그날은 난리가 났다

바로 밑의 동생은 늘 내것과 막내것을 슬쩍 먹곤했다

결국 막내가 울고불고 해서

할아버지 곰방대로 종아리를 맞고서야 이실직고 후 사건이 종료된다

아버지가 다음번 센베이를 사 오시면

몇갑절로 막내에게 값고 속상해서 눈물을 질금대던 둘째

한국마트에 가면 전병이라는 이름의 고급센베이과자가 있다

동그랗게 말아서 가운데는 크림이 들어 예전것보다 더 달콤하지만

추억의 맛은 아니다

예전엔 큰 은행잎 모양의 삼각형에

김가루와 가루 설탕이 묻혀져있었다

만화책을 빌려다보며 아랫목에 발 묻고 앉아 빠드득빠드득

소리내어 먹던 아버지의 센베이과자

몇개 남으면 아껴 먹던 그 과자

한국마트에 가면 고급스런 센베이라도 한통 사야겠다

머리맡에 놓고 잠이들면 꿈에 아버지가 오시려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56 어머니와 꽃수레 2017.05.21 18
255 허리케인 플로렌스 팔행시 2018.09.17 22
254 놀란 에보니 2018.10.29 13
253 혼자 먹는 스파게티 2019.08.18 22
252 뒤척이던 밤이 지나고 2017.08.23 23
251 국화꽃 화분 (2) 2018.09.17 13
250 풍요한 삶 2018.10.29 19
249 오늘의 소확행(1월14일) 2019.01.15 15
248 왜 안오셨을까 2018.10.29 17
247 나 홀로 집에 여섯째날 2019.02.13 17
246 오곡밥과 풀떼기반찬과 사돈 2019.09.13 31
245 손톱을 자르며 2018.08.11 12
244 눈물이 나면 2018.09.18 9
243 오래된 기억들을 보내며 2020.02.05 28
242 비키네 정원 2018.08.11 7
241 피터와 바이얼린 2018.09.18 14
240 아침인사 2020.02.29 38
239 잠자리 2018.08.11 13
238 한가위 밤하늘 2019.09.15 26
237 오늘의 소확행(1월1일) 2020.01.01 18
이전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