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저는요

송정희2018.12.12 16:03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저는요

 

곧 환갑이 될 나이예요

그런데 육십은 커녕 수물도 못된 미숙아같습니다

한글의 모든 의미도 모르고

영어 알파벳은 더 모르죠

숫자도 다른나라 말로는 세지도 못하죠

 

잘하는건 그냥 놀고 먹는것뿐

나이가 들며 난 툴툴이가 되었죠

그나마 지아비가 버팀목이었는데

그는 그의 나이 쉰전에 죽었죠

나의 노모는 네팔자가 왜 내팔자같냐며 우셨죠

 

내 지아비는 쉰전에 죽어 얼마나 한이 많을까 싶네요

난 뭐 잘한거있다고 이리 사나

 

눈 뜨면 보는 아침

그게 행복인지 몰랐죠

한번 되게 아프고 나니 그것도 행복이더라구요

동네를 산책하며 만나는 풍경들

죽으면 못 보겠지

물론 죽어서 보는것도 있겠지만요

저는요

지금의 내가 좋으네요

왜냐면

아침마다 전화기로 노모의 가느다란 힘없는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고

내 자식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36 안개비1 2018.02.20 18
935 레몬씨앗1 2017.03.24 14
934 십년뒤에도1 2020.02.02 29
933 부정맥 (2)1 2016.10.10 32
932 아름다운 아이들의 죽음1 2017.04.07 16
931 휫니스의 풍경1 2018.06.20 21
930 어머니의 소포1 2017.04.21 16
929 어제의 일식1 2017.08.22 21
928 그 여름의 펌프물1 2019.07.18 23
927 4도의 차이1 2018.10.23 13
926 이사1 2019.01.14 20
925 부정맥 (6)1 2016.10.10 34
924 세살박이 나의 레몬나무1 2018.02.21 22
923 한걸음씩1 2019.10.18 18
922 국화꽃 화분1 2018.09.15 19
921 오월 문학회를 마치고1 2018.05.13 21
920 아아1 2019.10.22 24
919 3.251 2017.03.29 14
918 사월이 지나가며1 2017.04.23 17
917 4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1 2019.04.14 20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