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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식탁의 풍경

송정희2018.03.14 10:28조회 수 1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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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의 풍경

 

새초롬한 아침온도가 날선 양날의 칼처럼 봄의 전령을 위협해도

햇살이 퍼지자마자 칼이 무뎌져 더이상 칼이 아닐러라

어제 만든 오이소박이가 숨이 죽어 국물이 바닥에 흥건해 작은병에 담아 놓는 아침

오늘 점심엔 저놈을 먹어주리

 

작년에 장만한 통유리 식탁은 식탁보다 책상으로 쓰여

넓은 유리위로 책,노트,필기도구,약병등이 너절하다

치워도 금세 어지럽혀지는 식탁

그 사람이 살아있으면 빈맥주캔 몇개도 식탁위에 던져져 있을텐데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집엘 가게되면

여기서 사람들이 살기는 할까 의아스럽기도하다

자랄때부터 대가족에서 살았던 나. 아이도 넷이다보니 뭐든 집안이 꽉 차있었다.

신발장도,세탁실에도,화장실도,주방도

제일 지저분했던 아들 주환이의 방엔 난 좀체 들어가지 않았다,혈압 오를가봐

가끔 막내 희정이도 나의 울화통을 건드리곤 했지만

 

그렇게 살다보니 난 잔소리가 본업인듯 살았다

어지르는 남편,아들고 막내 없으면 엄청 깔끔하게 살 수 있을것 같았는데

아이들에게서 비로소 5년전 독립한 나

지금도 집꼬라지는 예전과 크게 다를바 없다

늘 어수선한 식탁위,주방의 카운터 탑

그래, 아프지만 말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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