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억 (1)
팔순 노모와 마주 앉아 수정과를 마시며 옛이야기를 합니다,
백번은 더 들었을 엄마의 시집살이때의.....
처음 듣는 얘기처럼 맞장구를 쳐드리며 하하 소리내어 웃습니다.
어제 아틀란타 수족관에 다녀오신것은 전혀 기억하시지 못하십니다.
크고 작은 바닷속 동물들의 진풍경을 보시고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시네요.
그래도 여전히 소상히 기억하시는 본인이 당한 시집살이의 설움과 힘겨움.
아침에 드시는 혈압약도 약을 드신 후 달력에 표시를 하셔야합니다. 잊고 또 드실까봐요.
오늘 아침에도 내가 먼저 약을 먹고 " 엄마 약 드셨어요?" 물으니 "그럼" 하시길래
"내가 드시는걸 못봤는데..." 하니까 달력을 보시더니 " 오늘이 31일이야?"하고 물으시더니 표시가 안된걸 확인하시고 약을 드시고는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셔도 눈치 100단인 나의 어머닌 속이 상하십니다.
엄만 당신이 치매이신걸 알고 계시거든요.
최근의 일들은 기억하지 못하셔도 과거의 일들은 너무도 소상히 기억하시는 엄마.
기억력 좋으시고 영민하시기로는 따라갈 사람이 없을 정도셨는데 무심한 세월 앞에선 그져 노인이 되어가는 모습이 가슴 아픕니다.
둘째 지은이가 오늘 Ponce City market 데려간다고 12시 반쯤 온다고 어제 몇번이고 말씀드렸는데도 오늘 아침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시네요
괜챦아요 엄마
그래도 엄마 젊을때 기억이 더 생생하니까 그 기억속에서 사세요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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