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약
아침저녁으로 먹는약이 어느새 늘어가고
각기 모양과 색도 다른 약들을
툭 털어 입에 넣고 물로 꿀꺽 삼킨다
유독 작고 흰약이 혀에 쓴맛을 남기고
난 아침 조회하는 학생처럼 이 의식을 경건히 치른다
지인이 그런다
이젠 맛있는걸 먹기보다는 맛없는 음식을 먹어야할 나이가 되었다고
처음 그소릴 들을땐 괜히 발끈했었다
아니 왜
왜 그래야하는데
유난히 자극성이 있는 음식을 난 좋아한다
달고 맵고 짭조름한
그래.
싱겁고 밋밋하게 덜달게 그렇게 먹어보자
과일도 흔한 나라에서 과일도 많이 먹으며
그래서 백세인생대렬에 끼어보자 나도
백발이 되어 시쓰면 얼마나 폼나겠나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