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희정아빠
오늘은 목요일 파트타임 일하러가는 날이예요
아침일찍 도시락을 쌉니다
전에 당신 도시락 쌀 때 처럼요
유독 한국음식을 고집했던 당신
정원에 제법 자란 들깻잎을 솎아
살짝 데쳐 간장에 볶고
검은콩은 밤새 불려 콩자반을 만들어
통깨를 위에 살살 뿌리지요
김치볶음과 두부조림 각종 야채볶음을 좋아했던 당신
그래서 아이들도 그런 음식을 좋아해요
호박과 깻잎장아찌를 좋아하는 지은이
가지나물과 두부를 좋아하는 주환이
당신 식성과 똑같은 희정이
지금은 나를 위해 장을 보고 요리를 하죠
당신 도시락 쌀 때 만큼의 정성은 들어가지 않네요
정말이예요 하하하
더 맛있게 싸는거 다 아신다구요
하하하
그래요 오늘도 애쓸 나를 위해
맛있게 도시락을 싸고 있네요
주유소에서 내 차에 주유통을 채우듯
오늘 하루 있을 내가 모르는 일들 속에서
당신 대신 내가 오늘도 사는 이유를
또 찾으며 잘 살께요
오늘도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