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내 옷장속의 가을

송정희2016.11.30 17:06조회 수 54댓글 0

    • 글자 크기

내 옷장속의 가을


세월이 지나며 더 선명해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더 그리워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더 행복해지는 기억이 있습니다.


때론 기억속에 무언가는 실제보다

더 작고 초라합니다.

내 어렷을적 다니던 학교처럼.

그래서 난 그냥 기억만 하려구요.


버스가 끝까지 가면 거기에 있던 가을 빈들녘.

그 빈들에 날 두고 버스가 가버리면

난 빈들녘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라고 한 이도 없고 딱히 가야할 이유도 없는데

사춘기의 내게 그곳은 바다였습니다.


그당시 나이의 몇곱절을 더 살면서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그 가을 빈들녘의 바다.

난 다시 사춘기의 소녀가 됩니다.


오늘은 가을바람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예전 그 가을 빈들녘의 향기를 몰고 왔네요.

골마루에 살짝 앉을 향기를 한아름 안고

내 옷장 빈곳에 숨겨둡니다.

내 사춘적 나의 친구니까요.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6 집들이 준비 2019.01.24 18
135 집들이 풍경 2019.01.28 13
134 집안내럭 2018.07.09 14
133 집으로 오는 길 2019.07.24 16
132 착한 여자 2017.06.06 17
131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130 창에 달 2019.03.19 8
129 책망 2017.05.26 15
128 처음 만난 새 2017.05.19 15
127 처음 사는 오늘 2019.04.16 19
126 천년이 가도 2018.08.31 13
125 천사가 왔어요 2018.10.04 16
124 첫 방문자 명지 2019.01.18 15
123 첫눈 2020.02.07 32
122 첫눈이 오면 2018.01.01 22
121 첫사랑 충한이 오빠 2017.05.10 35
120 첫용돈 2018.07.09 8
119 청국장 2019.12.20 21
118 초로의 노인이 되어(1) 2019.09.20 34
117 초복 2018.07.17 6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