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나의 어머니 (14)

Jenny2016.10.27 14:21조회 수 84댓글 0

    • 글자 크기

나의 어머니 (14) / 송정희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안방 아랫목 벽에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문이 있었지요

그곳은 나와 내 동생들의 보물섬

문을 열면 아버지가 드시던 작은 꿀병이 계단 맨밑에 있었고

우리를 칭찬하실 때 주시던 풍선껌과 과자들이 숨겨져 있던 곳

 

예닐곱개의 계단을 오르면

다락방 끝이 창문으로

멀리 구부러진 길이 보였습니다

아버지의 오래된 물건들 사진첩 예쁜그릇들 크고작은 액자들

늘 몰래 뒤져도 재미난 곳

 

어느 날 동그란 분첩같은 통을 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에는 몇겹의 한지에 꼭꼭쌓인 쌔까만 죽은 뱀이 각각 한개 씩 숨어있었죠

나는 덜덜 떨며 분첩에 다시 넣고

부리나케 나의 보물섬을 내려왔었습니다

 

엄마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그것은 뱀이 아니라 우리 삼남매의 탯줄이었던 걸 나중에 알았고

어머니는 내가 신우신장염으로 사년을 아프고 난 후

태워서 가루로 제게 먹이셨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76 호박죽1 2017.05.12 17
1075 호박볶음 2018.07.18 10
1074 호박꽃1 2017.06.14 19
1073 호랑이 없는 굴속의 토끼들 2019.02.18 18
1072 허리통증2 2018.09.06 31
1071 허리케인 플로렌스 팔행시 2018.09.17 15
1070 허당녀 2018.03.03 12
1069 향수 2병 2019.01.19 16
1068 향기 2018.09.11 14
1067 행운 2019.05.11 19
1066 행복한 장례식 2018.07.16 14
1065 행복한 분들과의 식사 2017.05.17 20
1064 행복한 꿈 2017.01.03 11
1063 햇샇 가득한 2018.10.30 9
1062 햇살 2016.10.27 14
1061 해그림자 사다리1 2019.01.21 24
1060 해거름에 2019.01.28 18
1059 함석지붕집 2019.04.08 18
1058 할머니의 익모초 2018.08.13 16
1057 할로윈의 밤 2019.11.01 3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