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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일기

Jenny2016.10.20 09:04조회 수 1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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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송정희

 

엇그제 일이 가물가물해서 일기를 본다

사소한 것들의 행진

그저께의 내가 오늘의 내게 눈웃음을 친다

장난꾸러기 친구처럼

 

매일 나는 일기장 속에서 나이를 먹는다

아주 조금씩 주름이 더 생기고, 시력이 흐려진다

그래서 안경을 세 개나 가져야했다

 

일기장을 열면 와글와글

첫장부터 어제 쓴 곳 안에서

반갑다 하고 아프다 하고

약속을 안지켰다 하고

투정을 한다

변명이 구차해 후딱 덥는다

 

한참 후 다시 펴보면 조용해졌다

슬그머니 미안해서 먼저 웃어준다

슬때없는 이야기도 적어준다

오늘 한 일을, 또 생각나는 일들을

그런 사소한 것들과 또 행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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