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동내산책

송정희2019.09.05 06:28조회 수 20댓글 0

    • 글자 크기

동네 산책

 

절대어둠이 지배하던 밤이 지나고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아침이 오면

절대악을 물리치고 평화가 온듯 난 박수가 나온다

영화처럼 소설처럼 하루가 열리고

풋풋했던 젊음이 저만치 서있는듯 난 자꾸 먼곳을 본다

 

동네를 걷는동안 해가 뜨고

해는 동네의 예쁜 집들에게 그림자를 만들어 주고

그 뒤에 슬쩍 숨는다

난 그림자밑으로 걷는다

 

사위가 새로 사준 새운동화에 발뒷꿈치가 까이고

중학교때 교복에 까만 구두를 신던 시절

새구두에 발뒷꿈치가 다 까이고 밴드를 붙이고도

동네어귀에 남학생들이 서있으면 안아픈척 친구와 걷던

먼 기억속의 어린 나

 

강아지와 산책을 마치고 온 내게

운동화 괜챦냐고 사위가 묻는다

그럼 너무 좋지 하고 둘러댄다

발목이 없는 짧은 양말을 신고 새신을 신은 내가 어이가 없다

살갛이 까이고 피가 나는 오른족 발뒤꿈치

왠지 절뚝거려야 할듯한 하루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76 호랑이 없는 굴속의 토끼들 2019.02.18 21
675 나의 자리 2019.02.18 21
674 입춘이다 2019.02.01 21
673 한 유명 언론인의 몰락 2019.01.28 21
672 오래된 연가 2019.01.27 21
671 뒷마당의 아침1 2018.12.11 21
670 오래된 드라마1 2018.10.30 21
669 천사가 왔어요 2018.10.04 21
668 허리케인 플로렌스 팔행시 2018.09.17 21
667 피아노조율사 2018.05.07 21
666 아침식사 2018.02.20 21
665 비의 동그라미2 2017.09.11 21
664 달님 2 2017.06.11 21
663 밀리 할머니의 죽음 2017.05.28 21
662 스와니 야외 공연장의 풍경1 2017.05.27 21
661 오이와 지직대 2017.04.29 21
660 또 하루1 2017.04.06 21
659 애팔라치안의 추억 2017.04.03 21
658 할 수 없는 것들 2017.03.28 21
657 겨울 하늘 2017.01.18 21
이전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