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살다보니

송정희2019.09.02 06:09조회 수 18댓글 1

    • 글자 크기

살다보니

 

할머니 할아버지와 잠을자던 어릴적

새벽부터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누워서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셨지

한참을 그렇게 말씀을 하신 후에야 자리에서 일어나셨지

잠도 못자게 왜 이른 새벽에 저리 말씀을 많이 하실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지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거친손으로 날 쓰다듬던 손길이 그립고

침마른 입으로 두런두런 하시던 말씀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도무지 닿을 수 없던 거리같던 그 길에 내가 서있어도

난 여전히 아는게 없고 어리석어

몸만 늙는 아이같다

 

날 닮은 아이들이 또 저희 닮은 아이들을 낳고

내가 여러 호칭으로 불리워도

나 철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네

누가 그러던가

주름있는 이들에게서 지혜를 배우라고

살다보니 지혜를 흘리고 살았나보네

오늘도 어딘가 떨어져있을 지혜를 찾아 떠나볼까

    • 글자 크기
새 화분들 노동자날의 놀이터

댓글 달기

댓글 1
  •   몸만 늙는 아이 같다는 말이 왜이리 공감이 가는지요

      나 또한 잃어버린 지혜를 찾으러 떠나볼까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16 아침산책 2019.08.25 11
215 나무숲 바다 2019.08.25 17
214 닷새 남은 팔월 2019.08.25 19
213 밤비와 나 2019.08.26 19
212 비내리는 밤에1 2019.08.27 36
211 화분의 위치를 바꾸는 아침 2019.08.29 14
210 오늘의 소확행(8월29일) 2019.08.30 11
209 인생 2019.08.30 11
208 여름이 갈때 2019.08.30 11
207 사돈이 왔다 2019.08.30 20
206 여름의 끝자락에서 2019.08.31 22
205 아침산책 2019.09.01 12
204 안녕 구월 2019.09.01 18
203 새 화분들 2019.09.02 12
살다보니1 2019.09.02 18
201 노동자날의 놀이터 2019.09.03 22
200 치자 화분 2019.09.04 13
199 오늘의 소확행(9월3일) 2019.09.04 18
198 풀떼기 반찬들 2019.09.04 20
197 9월 초입의 날씨 2019.09.05 20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