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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플로렌스

송정희2018.09.14 16:23조회 수 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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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스

 

이번 허리케인의 이름

가는여름의 한자락을 붙잡고

미쳐서 눈이 희번득 뒤집혀 달려온다

 

바다를 가로질러 해안에 다다르면

굶은 짐승처럼 사람의 집들을 덮치고

속절없이 지붕이 날아가고

사람들은 뿔뿔이 도망을 다닌다

평소 지은죄 많은 이들은 밤잠을 설치고

해변가는 어느새 창녀의 엉덩이 같은 모습으로 운다

 

비바람속에서 잔바람이 슬피 울고

파도는 차올라 물결이 없어지고 지옥이 된다

물지옥이다

세상은 짠 바닷물을 뒤집어 쓰고도 반성할 줄 모른다

오 태양이여 꽃이여

내가 널 다시 볼 수는 있으려나

슬픈 세상살이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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