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신부
순백의 목련이 지고
땅에 떨어진 목련꽃잎이 다 시들 때쯤
목련꽃보다 더 흰옷으로 나를 감싸고
해처럼 웃고있던 당신에게로 갔습니다
한번도 가본적 없는 아내의 길 엄마의 길을
당신 손을 잡고 한걸음씩 또 한걸음씩 내딛었죠
마냥 아름답고 행복하리라곤 생각치 않았습니다
손에 든 신부의 꽃도 때가 되면 시들테니까요
잡은 손을 통해 내게 오는 당신의 온기
그냥 그 따스함만이 필요했었어요
그 잡은 손 놓지않고 있으면
어둠속도 두렵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요 그때 나는 오월의 신부였죠
그 후로도 내가 입었던 그날의 옷같은 목련이
수십번 피고 지고
더이상 당신의 손을 통해
온기가 내게 오지는 않네요
나 홀로 귀밑에 흰머리가 늘어가고
나 홀로 식탁에서 밥을 먹지만
지나온 시간속에서 그 추억속에서
당신의 웃음과 온기를 느껴요
또 오월이 왔네요
내가 해보고 싶은게 있는데 말해 볼까요
우리나이 되어서 다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
사실 부럽거든요
괜챦아요
우리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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