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

송정희2018.10.22 18:13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산책

 

오후햇살이 넉넉할 때 동네로 산책을 나선다

족히 두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다

나뭇가지들이 맥없이 자식같은 나뭇잎을 떨구고

슬픈 표정이 된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대는 신음을 듣는다

작은 도토리들은 아주 작은 폭죽소리를 낸다

으스러진 도토리는 팔레트에 금방 짜놓은 황금빛 물감이되어

바닥에 무늬를 낸다

길바닥이 캔버스다

하늘도 캔버스가 되고 땅도 캔버스가 되는 이 가을엔 모두가 화가가 된다

두시간 나의 산책길엔 별로 사람이 없다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의 거친 숨소리에

얼른 길을 비켜주고

난 낙엽을 밟으며 집으로 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16 중독 2018.06.15 13
515 우울한 아침 2018.12.12 10
514 고장난 전기장판 2019.01.24 15
513 나의 정원 2016.11.01 45
512 그들과의 속삭임 2017.06.20 27
511 선물 2018.06.16 13
510 오늘의 소확행(7.30) 2018.07.31 16
509 그리움 2018.12.12 17
508 오늘의 소확행(삼일절) 2019.03.03 21
507 여름밤 2019.08.12 14
506 회한 2017.04.18 13
505 8월이 오네요 2018.07.31 7
504 이슬비 2018.12.12 12
503 꿈처럼 2019.09.06 23
502 세상사 2019.12.22 20
501 실수 2017.04.18 17
500 오늘의 소확행(6.15) 2018.06.16 18
499 오늘의 소확행(1월23일) 2019.01.24 9
498 비,종일 비 2017.06.20 16
497 굽은 길 2019.01.24 15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