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기찻길 옆에서

송정희2017.06.04 11:46조회 수 22댓글 0

    • 글자 크기

기찻길 옆에서

 

교회를 다니는 길은

둘르스 하이웨이에서 뷰포드 하이웨이를

만나는 지점의 철도건널목을 지나야하고

오케스트라 가는 길은

뷰포드 하이웨이에서 스와니 도서관으로 가는

철도건널목을 지나야 한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통과해야 하는 철길

가끔 시간이 촉박할 땐

화물차가 한참을 지나가

늦게 출발한 나의 잘못보다

그곳에 철도건널목이 있는것을 원망하곤 한다

 

오케스트라 리허설 가던 어느 일요일 오후

여유있게 출발했는데

철도건널목에 빨간 신호등이 짤랑짤랑 소리와 함께

철로 차단기가 내려왔다

그래 오늘은 한번 저 화물칸을 세어보자

자동차 브레이크 기어도 올렸다

 

하나, , 스물 일곱, 예순 여섯

어머나 백,

백 스물 네개의 화물콘테이너가 지나가는데

그중에 영어로 한진 이라는 콘테이너도 서너개 있었다

소요시간 거의 십분

 

여유있을 떈 길다란 뱀이 지나듯

느릿느릿 가는 철도도 그리 싫지 않았다

기차가 모두 지나고 차단기가 올라가

난 방금 기차가 지났던 철길을

통통 건너 반대편으로 간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꼭 거쳐야 할 일을 미리 준비하고

기다렸다가 겪는 것과

조바심하고 어떻게든 피해가려다

겪게 되는것과 다르지 않았던가

앞으로는 십분 일찍 집에서 나와

혹여 기차를 만나도 즐겁게 손 흔들어 주어야지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976 갈바람 2016.11.15 43
975 나의 아들 (5) 2016.11.15 23
974 분열이 지난 뒤 2016.11.15 12
973 선물 2016.11.15 38
972 멀찌감치 2016.11.15 32
971 우리들의 잔치 2016.11.15 87
970 작은 뽕나무 공원 2016.11.22 22
969 나의 어머니 (17) 2016.11.22 28
968 수필: 에보니 밥 2016.11.22 30
967 수필: 수영장의 풍경 2016.11.30 18
966 수필: 가려진 시간 속으로의 여행 2016.11.30 23
965 수필: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33
964 내 옷장속의 가을 2016.11.30 58
963 나의 아들(5)1 2016.11.30 19
962 행복한 꿈 2017.01.03 14
961 겨울1 2017.01.03 22
960 1 2017.01.07 129
959 그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1 2017.01.07 33
958 보태닉 가든 2017.01.10 83
957 새해 소망 2017.01.10 2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1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