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을까
어릴적 어른들이 왜 그렇게들 물어보시던지요
넌 커서 뭐 될래 하는
하룻밤 사이에도 수도 없이 변했던
난 커서 뭐 될까
어머니 안계실때 어머니 화장대에서
뽀얗게 볼에 분칠을 하고 주홍빛 입술도 그렸지만
난 앞집 희숙이 언니처럼 예뻐지지가 않았어요
괜히 지우느라 고생만 했죠
병약한 사춘기를 보내며
비로서 난 아무것도 안될수도 있구나
태어나 처음으로 절망이라는 단어를 알았습니다
내 힘으로 설 수도 없는데 내가 뭐가 될수있을까
어머니 등에 업혀 택시 타는곳 까지 가며
그냥 학교만 갈 수 있었으면 좋겠었습니다
가여운 얼굴로 반 친구들을 질투하고
자고나면 반대로
나는 교실에 있고
그 애들은 집에서 아프고 있기를 기도했죠
어느새 보니 어른이 되어있었고
난 여전히 뭔가가 되어있지 않았더군요
그림을 잘 그리면 얼마나 좋을까
노래를 잘 부르면 얼마나 좋을까
미스코리아처럼 예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오십을 넘기며
난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네요
지금에라도 도전해 봅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고 싶어요
나의 글로 나의 유년기를 돌아보고
나의 아팠던 사춘기를 치유하고 그렇게요
더 이상 누군가를 보며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하지 말고
못다한 내 꿈을 펼쳐보는겁니다
사는게 아무리 험하다해도
세상은 여전히 살만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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