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 송정희
세월을 빗겨가지 못해
입가에 주름이 깊어지고
처진 눈꺼풀은 웃을 수록 눈을 가리네요
소리없이 가을이 오고
가을 밤 깊은 꿈속에서
주름이 있는 얼굴로
님을 찾으러 떠나봅니다
주름만 늘은 날 못알아볼까
내가 먼저 찾아보려
긴 밤 꿈의 터널을 지납니다
고운 꽃신 벗겨질까
행여 곱게 빗은 머리 흐트러질까
맘으로만 겅중겅중 뛰어봅니다
꿈속은 봄이네요
꽃이 피어있네요
나와 님이 어렸을적처럼 봄꽃이 피어있네요
저만치 님이 있을 것 같아 가보지만
님이 없는 그 자리에는 희고 큰 목련 뿐
님도 그렇게 몇년을 꿈속을 헤매며 날 찾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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