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행 (14)

Jenny2016.10.27 13:56조회 수 8댓글 0

    • 글자 크기

산행 (14) / 송정희

 

비가 그쳤어도 나뭇잎에서 비가 내린다

우비속에서 비릿한 나의 땀냄새가 걸을 때마다 새어나온다

양말은 이미 황톳물이 들어 등산화보다 더 무겁다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온다

산진흙이 자꾸만 미끄럼을 태운다

엉덩방아라도 찧으면 다행이지만

날 선 바위에 걸리면 안되니까

땅위로 솓은 나무뿌리를 계단 삼아 딛으며 내려간다

아직도 까마득히 아래가 멀다

 

발끝으로 체중이 몰려 발가락이 아프다

배낭을 내려놓을 곳이 없어 계속 내려간다

좀 평평한 바위를 만나 배낭을 내려놓고 목을 축인다

내 체온정도의 물이 갈증을 푼다

이제 다음 오두막까지 5마일

거의 다왔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6 9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2 2019.09.08 56
15 꽃병의 육손이 백합2 2018.02.21 18
14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13 필연2 2017.06.14 32
12 자스민이 핀 아침2 2017.03.14 28
11 비 내리는 밤2 2019.08.02 35
10 날 이기는 에보니3 2017.06.15 33
9 오늘의 소확행(4월19일)3 2020.04.19 67
8 8월 문학회월례회를 마치고3 2019.08.11 34
7 부추씨앗3 2017.03.24 22
6 역전앞 지하다방에서3 2020.02.24 46
5 6월 문학회 모임(이천 일십 칠년)3 2017.06.13 78
4 나의 사라는(동생에게 바치는 시)3 2017.04.08 29
3 비의 콘서트3 2020.02.05 40
2 7월 문학회 월례회를 마치고4 2019.07.14 41
1 감사합니다4 2019.12.30 5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