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행(12)

Jenny2016.10.27 13:45조회 수 7댓글 0

    • 글자 크기

산행 (12) / 송정희

 

캘리포니아에서 온 두 산악인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서둘러 북쪽으로 떠난다

오늘 걸어야 할 14마일

혹시 비라도 만나면 지체될 수 있으니 단단히 채비를 했다

 

배낭 오른쪽 주머니에 물 한통

배낭 왼쪽 주머니에 지도와 연필

배낭 맨 왼쪽에는 우의를 넣었다

비가오면 바로 꺼낼 수 있게

제법 도보 산악인 냄새가 풍긴다

 

길가에 산딸기로 허기를 채우고

대신 산딸기에 기생하는 아주 작은 벌레들은

내 팔과 다리를 뜯는다

우리는 이렇게 공생을 한다

나무와 나무사이에 밤새쳐저 있는 왕거미의 거미줄에 이마가 자꾸 걸린다

놀랜 왕거미가 숨은 나무사이로 햇살이 곱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36 피터(Peter)1 2017.04.23 19
1035 피아노조율사 2018.05.07 19
1034 플로렌스 2018.09.14 7
1033 풍요한 삶 2018.10.29 18
1032 풍기역과 엄마 2018.08.25 16
1031 풋내1 2017.08.15 24
1030 풀장의 풍경 2019.01.16 16
1029 풀장의 동쪽 2019.07.30 17
1028 풀떼기 반찬들 2019.09.04 20
1027 푹 쉬었던 어제 2020.02.14 39
1026 폴리의 추억 2017.02.17 14
1025 폭죽놀이와 까미 2020.01.01 10
1024 폭우 2016.10.20 12
1023 포롱이의 시선 2020.01.10 20
1022 포롱이와의 산책 2019.11.08 30
1021 포롱이 2018.11.11 11
1020 퍼머를 하고 2019.01.21 14
1019 파를 안 넣고 2019.03.24 9
1018 통증 2018.09.07 5
1017 통역이 필요한 아침1 2017.07.19 35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