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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에보니와 길고양이

송정희2017.05.31 22:09조회 수 2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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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니와 길고양이

 

동네에 길고양이들이 예닐곱마리가 산다

집집마다 현관앞에 먹이를 놓아주어

나름 반려동물이라 할 수 있다

나의 에보닌 그들이 무척 부러운가보다

 

가끔 녀석들이 현관에 덧댄 유리문을 기웃거려

에보니와 유리문을 사이로 그림자차럼 앉아있기도 하고

때론 의사소통을 하듯 소리를 내기도 한다

심심해진 길고양이가 다른곳으로 움직이면

에보닌 내 연습실 창가로 달려가

가버린 녀석을 찾는다

 

몇달 전 조금 열려있던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에보니를 거의 일주일만에

집근처에서 찾아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오른쪽 귀를 길고양이에게 물려

거의 구멍이 나있었다

 

항생제를 바르려고 하니

건드리지도 못하게 한다

그렇게 나가고 싶어 안달을 하더니

나갈때 마다 부상을 당해온다

 

길고양이들도 텃세를 하는가보다

저들이 먹는 먹이를 뺏기지 않으려는

그런것에 익숙치 않은 에보니

집밖에서 적응을 하지 못했던것이다

 

유리문밖의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던것이다 에보니에게는

그래도 기회만 되면 밖으로 나가려는

숨겨진 녀석의 야생성

오늘밤에도 에보닌 밖에 서성이는

길고양이를 따라

방과 거실을 쏘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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