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1) / 송정희
집이 더워서 피서를 왔다 도서관으로
방학이라 아이들이 바글바글
로비의 소파에는 나마냥 피서나온 노인들이 가득하다
조용한 방이라고 써있는 방을 들여다본다
빈자리가 둘 들어가 그 중 구석자리를 잡는다
일기장 영어단어집 물통 안경집 껌통 전화기 전화기 충전기 필통
끝없이 나온다 가방에서
피서를 온 게 아니라 이사를 온 것이다
멀쩡한 집을두고 왜
우리집은 87도
도서관은 72도
이사를 올법하지 않은가 도서관으로
작은 방에 책상을 미로처럼 배치해 열명이나 앉을 수 있다
모두 조용히 공중도덕을 지킨다
우리는 문화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산행 때 산속에서의 무질서가 그립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