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Mall에서
사람들이 만드는 생기는 과하다.
매장에서 여과없이 흘러나오는
빠른 템포의 음악에
아이들은 엉덩이를 흔들며 들뜨고
나는 머리를 흔들며 어지러워 한다.
-이 셔츠 요즈 뜨는 아이템이야
-야 근데 너무 비싸다
-내 바지 너무 끼는데
이 걸로 하나 사줘
-이번 달 적자야 이걸로 끝내 오늘은...
딸과 아내는 두시간 째
물건 고르느라 삼매경이다.
-아빠 티 셔츠하나 사줘
맨날 같은 것 입어서 보기에도 지겨워
덩치 큰 흑인 아줌마와 부딪혀 반 쏟은 커피잔들고
그림자로 따라 다니는 애비가 걸렸는지
딸이 인심을 바겐세일한다.
지돈 쓰는 것 아니니 폭탄세일인들 못할까...
-옷장에 걸린 옷으로
저승길 래드카펫 깔고도 남으니
내 것은 신경끊어 했더니
아내는 재수없는 소리한다고 눈 흘기고
아이들은 후하던 인심 바로접고
지들 물건 고르는데 집중한다.
저 정도 집중력으로 공부를 했으면
지금쯤 보스톤에서 박사과정 정도는 하고 있을텐데...
샤핑에 열심인 사람들이 부럽고 아름답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깨는
허무와 고단이 범벅된 샤핑백으로 무겁기만 하다.
*시작노트
진심으로 옷사는게 재미없다.
몇년째 안 입어 본 옷들도 클라짓에 제법있다.
그래서 옷투정하는 아이들에게
지청구도 덜하게 된다.
옷투정도
한 때이고 삶에 대한 열정이라 생각되어...
입는 것은 '부질없음' 리스트에 올랐는데
먹는 것은 아직인 걸보면
식욕이 무섭고 질기다는 생각을 해보는 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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