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1) / 송정희
일을 마치고 들른 지아비의 무덤
무덤 뒤 큰 오동나무로 석양이 진다
혼자 힘들지 하며 그가 묻는다
봉분도 없는 납작한 무덤
어느 쪽이 머리쪽이 더라
늘 헷갈린다
머리 쪽에 소주한잔 부어주려고
빈잔을 가방에 넣고 속삭여 본다
또 올게요
비바람에 기울어진 쇳화병을 바로 세우고
차로 온다
석양 아래 그가 서있는 것 같다
또 오라고 손을 흔들며
나도 손을 흔든다
그렇게 지아비를 만나고 집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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